구인 광고판의 나이 장벽을 넘어, 정직한 땀방울로 채워가는 글방의 가치

제 삶에서 가장 치열하고 서글펐던 한 시절의 잔상이 선명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평생을 바쳤던 정든 대학병원을 퇴사하고, 당장 생계를 위해 구인 광고판을 뒤적거리며 하루하루 가슴을 졸여야 했던 그 막막하고 쓸쓸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구인 사이트들은 온통 20대와 30대만 찾는다는 문구로 도배가 되어 있어서, 시작부터 높은 나이 장벽을 뼈저리게 실감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겨우 어느 피부과 의원에 이력서를 냈고, 잠시 후 담당자로부터 혹시 저희 병원에 이력서를 낸 것이 맞느냐는 확인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당연히 맞다고 답변을 보낸 뒤에야 다행히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면접을 보기 위해 찾아간 병원은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가득했고, 대기실에서 근무하는 조무사들의 수도 꽤 많아 보였습니다.


한참을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금방 원장실로 불려 들어갔습니다. 면접을 보던 원장님은 처음에는 생각보다 파격적이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다가도 제 경력이 너무 많아서 개인 의원 형편상 간호사의 월급을 어떻게 책정해서 주어야 할지 걱정이라며 은근슬쩍 부담스러운 기색을 내비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곳에 취직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우선은 면접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감사했기에, 조심스럽게 최근 구인 사이트를 보면서 정말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습니다. 구인 공고에 온통 젊은 직원들만 뽑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여쭈었더니, 병원 관계자는 국가에서 젊은 청년층을 채용하면 병원의 세금을 대폭 감면해 주기 때문이라고 답하더군요.

진짜 야속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수술실과 정형외과, 중환자실과 응급실까지 돌며 온몸으로 쌓아 올린 제 숙련된 실무 능력이 버젓이 살아있는데, 고작 세금 혜택이라는 제도적 계산 때문에 중년의 나이를 대놓고 밀어내 버리는 현실 앞에 숨이 턱 막혀왔습니다. 불합리한 차별 앞에 서글픈 탄식만 새어 나올 뿐이었습니다.


당장 안정적인 일터가 절실했던 저는, 우연히 온라인 공간에서 초보자들을 모두 이끌어주겠다고 큰소리치던 어느 마케팅 강사의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절박한 마음에 카카오톡으로 제 힘겨운 사연까지 적어 보내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거액을 들여 강의를 들었지만, 그곳 역시 부실하고 무책임한 속임수에 불과했습니다.

얼마를 무조건 보장한다거나 다 떠먹여 준다며 간절한 이들의 벼랑 끝 심정을 이용해 비싼 강의료만 쏙 받아 챙기더니, 정작 제 블로그에 문제가 생기니까 방식을 가르쳐준 것뿐이고 물고기 잡는 법만 가르쳐 주었으니 나머지는 수강생 탓이라며 오리발을 내밀고 책임을 회피하기 바빴습니다. 얄팍한 상술에 속아 귀한 자금을 소모하고,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홀로 외로운 글쓰기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그 서러웠던 시절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깊은 곳에 씻기지 않는 모멸감과 큰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그 부실했던 강의의 이면은 결국 드러났지만, 그들이 엉망으로 지워놓은 껍데기 속에서 수천 줄의 오류 결함 코드를 밤새워 도려내고 수습하는 일은 결국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제 외로운 몫이 되었습니다. 자꾸만 제 처지에 서글픈 공감이 밀려왔습니다. 저 역시 구글 애드센스 심사 거절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무려 1년 1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왔으니까요. 도대체 구체적인 사유가 뭔지는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그저 가치에 집중하라는 매뉴얼 답변만 반복하는 거절 메일을 받을 때마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막막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현행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연령차별금지법) 제4조의4'에 따르면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되며, 모집과 채용 시 나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법적 제재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국가의 고용 지원 세제 혜택 제도가 오히려 중장년층 실무 인력의 고용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역차별의 장벽으로 작용하는 현상은 여전히 행정적 보완이 필요한 사각지대입니다. 소외된 일터와 디지털 창작 환경에서도 이처럼 편법과 불합리함을 배제한 자정 노력과 제도적 투명성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하지만 얄팍한 편법이나 상술의 유혹을 단호하게 쳐내고, 밤을 새워가며 수천 개의 지독한 404 에러 주소들을 정석대로 지워온 제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당장 눈앞에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끝까지 문제를 추적해 내는 집념을 보여준 어떤 방송의 내용처럼, 저 역시 지난 700일 가까운 시간 동안 흘린 제 정직한 땀방울을 믿기에 이 공간을 꿋꿋하게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진짜 가치 있는 삶이란 눈앞의 요령이나 처세술에 흔들릴 게 아니라, 수많은 거절과 결함 코드 앞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성실하게 버텨내는 힘에서 나옵니다. 1년 10개월이라는 긴 기다림의 시간은 참 고되고 외로웠지만, 저는 이 소중한 블로그 공간을 끝까지 붙잡고 제 삶의 진짜 주인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의 냉혹한 시선이나 부실한 상술에 상처받고, 홀로 모니터 앞에서 고개 숙이고 계실 선량한 분들이 참 많을 줄 압니다. 그분들에게 700일의 터널을 지나온 마음을 담아 굳건하게 전하고 싶습니다. 당장 세상이 내 노력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로 조급해하거나 기죽지 마십시오. 정직하게 쌓아 올린 진짜는, 결국 세상을 설득해 내는 법이니까요. 지금까지 황글라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