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대 나이트 근무의 고독과 사명감, 보건의료인력 건강권의 법적 기준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맞추려 앞만 보고 달리다가, 어느 날 문득 '더는 못 하겠다'며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포기라고 수군거릴지 몰라도, 사실 그건 내 무너진 일상을 어떻게든 붙잡아두기 위한 참 치열한 용기이자 결단일 텐데요. 과거에 간호학을 전공하고 대학병원에서 밤낮없는 3교대 근무를 하며 온몸의 진을 다 빼내야 했던 제 서글픈 젊은 날이 자꾸만 마음에 밟혔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이 너무나 무겁고 괴로웠으며, 매 순간이 한계였던 그 고단했던 일터. 어떻게든 주저앉지 않으려 이 악물고 버텨내야만 했던 그 시절의 제가 생각나서, 유독 제 지독했던 밤샘 근무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시려왔습니다.
당시 캄캄한 밤을 온전히 지새우는 나이트 근무를 마치고, 아침 교대 간호사에게 정신없이 인계를 넘겨줄 때면 정말 당장이라도 바닥에 고꾸라질 것만 같았습니다. 온몸을 무겁게 짓누르는 피로와 영혼까지 소모된 듯한 무력감이 밀려올 때의 그 막막함은, 매일 아침 긴장이 흐르던 그 병동에 서 있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감정입니다.
예전에 밀려드는 잡무와 갑작스러운 오더 때문에 제시간에 퇴근도 못 하고 일터에 멍하니 묶여 있던 서글픈 날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직률이 제일 높다는 제 직업에 한계를 느낄 때는 지칠 대로 지쳐서 내가 왜 그 힘든 간호학과를 선택해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싶고, 내가 조금만 더 다른 길을 찾았으면 내 뜻대로 일할 수 있었을까 하는 후회가 가슴 깊은 곳에서 끈질기게 괴롭히곤 했습니다.
지친 내 마음을 아무 조건 없이 가만히 들여다보고, "너 오늘 고생 많았다"라며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곁에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 외로운 시간들을 조금은 덜 아프게 지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가혹하고 숨 막히던 3교대 근무였습니다. 그럼에도 행여나 투약 실수, 주사 실수가 나지는 않을까 환자 이름과 처방전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하며, 매 순간 눈에 불을 켜고 제 자리를 지켜냈던 날들이었습니다.
몸은 부서질 것 같은 비명을 질렀고 조직은 나를 수단 취급했을지언정, 내가 돌보는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만큼은 내 손으로 무사히 지켜내고 싶었거든요. 어쩌면 그 혹독한 시간 속에서도 저를 버티게 한 건, 아픈 이들에게만큼은 부끄럽지 않은 진짜 의료인이 되고 싶다는 그 외롭고도 묵직한 사명감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의료법과 환자안전법에 따른 보건 행정학적 분석에 따르면, 의료인은 임상 현장에서 환자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처방전 서식과 환자의 식별 데이터를 꼼꼼히 교차 대조하여 투약 오류를 차단해야 할 엄격한 법적 주의 의무를 지닙니다. 한편,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제14조는 보건의료기관 실무자들의 과도한 업무 과부하와 3교대 나이트 연속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이들의 건강권을 보호하며 지속 가능한 노동 환경을 조성해야 할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보건의료기관 장의 법적 책무를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보건사회학적 분석이 강조하듯, 실무 의료 인력을 기계적인 부품처럼 소모하는 병원 조직의 낡은 관행은 우리 공공 보건 안전망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각지대입니다. 이들의 정직한 노동 권익과 인간적인 안녕을 사전에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보완이 무엇보다 필수적입니다.
일부러 나태했던 것도 아니고 매 순간 온 힘을 다해 버텨왔음에도, 그 누구도 내 아픔과 고단함을 알아주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 서글퍼질 때가 참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의 보이지 않는 최전선에서 서로의 고단함을 묵묵히 나누던 실무자들의 연대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인계 장부 뒤의 극심한 피로 속에서도 환자 이름과 처방전을 몇 번이고 대조하며 사수했던 제 3교대 나이트 근무의 흔적들은 가식 없는 제 진짜 정체성입니다.
정직하게 흘린 땀방울을 한낱 교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치부하던 거대 조직의 일방적인 규칙에 타협하지 않고 꿋꿋하게 생명망을 지켜왔던 기억은 제 내면을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보루입니다. 고단한 삶의 궤적을 다정하게 보듬어 안는 사회적 안녕을 소망하며, 사람의 숨결만을 이 공간에 정직한 흔적으로 남겨두겠습니다. 황글라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