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간호사가 마주한 투약 원칙의 무게와 환자 보호의 법적 기준
대학병원 시절, 윗선들의 엄격한 통제망 속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조율당하며 속을 끓여야 했던 그 시절의 서늘했던 기억이 문득 머릿속에 아련하게 스쳐 지나갑니다. 제가 대학병원 정형외과 병동과 수술실, 그리고 중환자실과 응급실이라는 위태로운 현장에서 간호사로 일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처방 차트 한 줄, 약물 용량 하나라도 조금만 실수가 나오면 당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했기에, 카덱스에 적힌 약과 약장 안에 진열해 둔 환자의 약을 매서운 눈으로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약을 잘못 주어서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절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선배들은 정확한 약, 용량, 환자를 확인하고 병실 각 테이블 서랍 속에 넣어둔 뒤 환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라는 인계를 매일 주었습니다. 특히 응급실에서는 전공의 선생님의 오더를 바로 받고 인젝션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이 흐르던 그 숨 막히던 분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내내 온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곤 했습니다.
저는 그 숨 막히던 병원의 엄격한 시선 속에서도 결코 위축되거나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환자의 정확한 식별 번호를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하고, 투약 처방을 완벽하게 확인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온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제 눈앞에 누워있는 환자의 생명 신호를 지켜내는 진짜 단단한 방패막이가 되기 위해 꼿꼿하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보이지 않는 최전선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실무자들의 애환부터 따뜻하게 살피는 시스템이 마땅함에도, 병원이라는 거대한 압력에 굴하지 않고 제 책임을 다해냈던 그 시절은 지금 돌이켜봐도 참 당당하고 자부심 넘치던 시간입니다.
이러한 임상 최전선의 철저한 원칙은 우리가 지켜야 할 법적 책무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환자안전법 제4조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르면, 의료기관과 모든 보건의료인은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고 명확한 안전 기준을 철저하게 지켜야 할 법적 책무를 가집니다. 조직의 통제 속에서도 환자의 안전을 위해 원칙을 사수하려던 노력은 결국 법이 규정하는 의료인의 숭고한 의무인 셈입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보건의료 행정의 통제만큼이나 개인의 권리와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도 촘촘한 법적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대한민국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않고는 우편물을 검열하거나 전기통신을 감청할 수 없으며, 타인 간의 대화를 무단으로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행위 역시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위반하여 몰래 취득한 기록물은 사법 재판에서 그 어떠한 증거 능력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이처럼 기관의 편의나 자본 권력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을 무단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는 우리 법치주의와 공공복리의 가치를 저해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가 됩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거나 억압적인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제가 직접 겪고 느낀 솔직한 이야기들로 이 블로그 공간을 소박하게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세상의 무책임한 말들에 흔들리지 않고 제 삶의 진짜 주인으로 당당하게 서겠습니다. 처방 차트 하나와 식별 번호 뒤에서 작동하던 엄격한 시선은 도리어 면허의 책임을 다하려던 제 자존심을 단단하게 다잡는 지표가 되었습니다.
투약 확인 절차를 지켜냈던 제 수술실 안에서의 기억은 그 무엇도 흉내 낼 수 없는 저만의 정직한 기록입니다. 앞으로도 이 공간에 정직하고 가치 있는 기록들을 채워 넣겠습니다. 황글라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