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근무 뒤에 이어진 강제 체육대회, 단합이라는 이름의 부조리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엄격한 규칙 속에서 나 자신의 힘겨운 상황을 뒤로 미룬 채 무대를 책임져야 했던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구석이 찌릿해지면서 왠지 모를 짠한 감정이 가슴속으로 가만히 밀려오기도 했는데요. 타인이 세워놓은 기준이 아니라, 오직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히는 그 처절한 몸부림이야말로 가혹한 현실을 견뎌내는 진짜 힘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야간 나이트 근무자에게 강요된 가을 체육대회의 서글픈 동원

하나의 목표를 위해 억지 단합을 강요당하며 땀방울을 흘리던 단원들의 뒷모습을 보는데, 문득 과거 병원에서 일하던 시절 공동체 단합이라는 명분 아래 억지로 동원되어 지친 몸을 이끌어야 했던 어느 가을 체육대회의 기억들이 불쑥 고개를 들었습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던 계절이었지만, 병원 관리자들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밤샘 근무자들까지 예외 없이 무조건 참석하라는 통보가 떨어졌는데요.

매일 밤낮없이 몰아치는 환자들을 돌보고 처방전을 확인하느라 이미 피로가 극에 달해 온몸이 지쳐있던 야간 근무 간호사들에게, 그 행사는 잠 한숨 자지 말고 운동장으로 나와 머릿수를 채우라는 일방적인 요구와 다름없었습니다. 쏟아지는 잠을 간신히 쫓아가며 줄다리기 밧줄을 붙잡고 서 있던 그 시절의 허탈함. 뙤약볕이 내리쬐던 운동장 한구석에서 피로한 눈을 비비며 어색한 미소를 지어야 했던 기억이 떠올라 마음 한쪽이 가만히 가라앉았습니다.


핏기 없는 얼굴의 줄다리기, 완장을 찬 상급자의 집요한 연차 괴롭힘과 부조리

아침에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가 단 몇 시간조차 제대로 잠들지 못한 채, 푸석푸석하고 핏기 없는 얼굴로 운동장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던 현실은 참 가혹했습니다. 당시 저와 함께 야간 근무를 마치고 허망하게 서 있던 동료들의 얼굴에는 밤새 병실을 뛰어다니며 일하다 왔다는 피로감이 가득 묻어났고, 온몸에 힘이 다 빠지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정해진 경기 일정에 대책 없이 얹어지듯 참여해야 했는데요.

하지만 제가 마주한 상대 팀 선배는 공정하게 경기를 치르기는커녕, 오직 자기보다 연차가 낮고 이미 체력이 방전된 신입들만 콕 집어 골라내서 집요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선배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아랫사람을 몰아세우던 그 야속하고 이기적인 모습 앞에 마음이 힘들고 지독한 분통이 치밀어 오르곤 했습니다.

억지 단합이라는 틀 안에서 홀로 숨을 죽인 채 서러운 압박감을 버텨내야 했던 그 시절의 기억들.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 한구석에서 눈을 비비며 억지 미소를 지어야 했던 쓸쓸했던 기억이 떠올라 마음 한쪽이 잔잔하게 가라앉았습니다.


적법한 연장근로 제한의 책무,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정당한 노동 보호

단체 화합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의 상황을 사정없이 억누르고 희생을 요구하는 낡은 관행 속에서 쩔쩔매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구석이 시려오면서 왠지 모를 마음이 가슴속으로 가만히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겉치레 가득한 상황을 이겨내고 나만의 고유한 중심을 꿋꿋하게 지켜내는 건 거창한 요령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포장된 현실 뒤에 숨겨진 부실함을 가만히 되짚어보며, 내 진짜 삶의 자리를 덤덤히 지켜내야만 비로소 온전한 나로 설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요.

대한민국 근로기준법 제53조(연장 근로의 제한) 규정에 따르면, 사용자가 근로 계약상의 업무 범위를 초과하여 단합대회나 체육대회 등의 회사 행사를 정당한 연장 수당 가산 지급 없이 의무적으로 강제 동원하는 행위는 근로자의 적법한 휴식권과 수면권을 침해하는 사안입니다. 또한, 동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규정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 밤샘 인력의 피로를 방치하는 관행은 공공 보건의 안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며, 현장 인력들의 정당한 노동 안전 보장을 사전에 수호하는 행위야말로 제도가 지켜야 할 올바른 가치입니다. 체구가 크고 힘이 넘치던 선배의 기세에 밀려 단 한 번에 흙먼지 나는 운동장 바닥으로 나동그라졌을 때, 서러움과 함께 자괴감이 밀려왔습니다.

겉으로는 화합을 외치며 웃고 떠드는 시끄러운 축제 분위기였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뒤편에서 밤샘 근무의 피로를 안고 서 있던 후배 간호사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모른 척 지나쳐버리는 병원 조직의 모습은 가슴 한구석을 시리게 파고들었는데요.

당장 내일 들이닥칠 업무 걱정과 온몸을 짓누르는 피로 탓에 매 순간 숨 막히는 압박감이 엄습하면서도, 윗선의 기준에 맞춘 억지 동원에 끌려다니며 상처받아야 했던 현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뙤약볕 아래에서 억지 미소를 지으며 버텨내야 했던 그 시절 외로웠던 자취들. 흙먼지 속에서 쓰라린 무릎을 털며 입술을 깨물던 옛 그림자가 밟혀 한동안 무거운 감정을 가라앉히기가 참 힘들었는데요.

눈앞에 보이는 보여주기식 단합과 단체 화합이라는 명분 아래, 밤새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의 피로와 눈물을 당연하다는 듯 지워버리던 조직의 처사는 지금 생각해도 참 쓸쓸한 기억입니다.

야간 근무의 피로 속에서도 잠 한숨 자지 못한 채 억지 줄다리기를 하다가 거칠게 나동그라져 무릎이 깨져야 했던 그 서러웠던 뙤약볕 아래에서의 순간들. 세상의 빡빡한 계산이나 타인의 날 선 기준에 치여 내 안의 진짜 소중한 쉼과 중심을 잃어버린 채 상처받고 있을 누군가에게, 완장을 찬 이들의 야속한 지시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던 제 개인적인 고백이 가만히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내 삶을 묵묵히 버텨내며 쌓아 올린 정직한 경험과 기억들을 귀하게 여기는 일. 어쩌면 그 단단한 자부심이야말로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 내 일상을 가장 안전하게 지탱해 줄 진짜 힘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 한구석에서 피로 가득했던 눈을 비비며 억지로 자리를 지켜내야 했던 사소한 기록들입니다. 황글라라였습니다.